[단식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떠나는’ 방법]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5 03 07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yeZupsDYcs0
2025년 다해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 단식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떠나는’ 방법
아지즈 ‘지즈’ 샤베르시안은 인터넷·SNS 시대에 가장 유명해진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중 하나로, 호주 출신의 러시아계 젊은 보디빌더였습니다. 자신을 “신이 빚은 몸”이라고 칭하며 SNS에 끊임없이 사진과 영상을 올려 수많은 추종자를 모았습니다. “파티, 근육, 셀카”의 결합으로 2010년대 초중반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근육만 좋다면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지즈’를 하나의 밈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 불과 22살의 나이에 태국 여행 중 사우나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사후 스테로이드 등 약물 사용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고, 가족 역시 심장 관련 질환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무리한 몸집 키우기와 스테로이드가 청년을 얼마나 위험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운동은 단식과 매우 흡사합니다. 몸을 괴롭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지즈는 운동을 해서 자기 몸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고 사람들의 시선과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단식도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찾아와 따지는 이들이었습니다.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단식의 목적이 당신이어야지, 그것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이미 예수님과 함께 있다면 단식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빼앗기면 그분께 다가가기 위해 단식해야 합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에게 합당하기 위해 자신도 십자가를 지는 행위입니다.
‘마크 월버그’는 1971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도체스터에서 태어났습니다. 빈곤과 범죄가 공존하던 이웃에서 자라나면서, 그는 일찍부터 폭력과 마약, 도둑질 등에 노출되었습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고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그는 10대 후반 이미 여러 범죄를 저질러 법정에 서게 되었고, 실제로 교도소 생활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그 시절 그는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행동으로도 비판받았는데,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폭행한 사건으로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신앙에 눈뜨게 된 계기는, 교도소 생활 도중 자아를 성찰할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이대로 가다가는 내 미래가 정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교도소 안에서 가톨릭 사제와 대화를 나누며 점차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마크는 출소 후 “지금이야말로 인생을 완전히 바꿔야 할 때”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는 지역 본당 신부님과 꾸준히 만나 상담하고 고해성사를 보며, 세례성사 때 했던 서약을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신앙은 내게 모든 것을 가능케 해주는 닻(anchor)과 같다. 내가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붙잡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피난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마크 월버그의 하루 루틴은 ‘절제와 규칙성, 그리고 신앙’으로 요약됩니다. 그는 매우 이른 새벽(대개 오전 2~3시경)에 기상해 첫 번째로 기도 시간을 갖습니다. 운동으로 몸을 깨운 뒤, 가족과 함께 식사를 준비하거나 아이들을 돌보며, 이후 촬영 일정이 있을 경우 그 스케줄에 맞춰 움직입니다. 마크는 “나는 매일 새벽기도를 하고 미사에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든, 하느님 앞에 서는 시간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가정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시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이를 위해서는 피트니스나 식단 관리도 철저히 계획합니다. “기도와 운동,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나를 지켜준다.”라는 그의 말처럼, 마크는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가꾸는 데에 균형 있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마크 월버그가 “절제의 삶이 기쁨이 된다”고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그 자신이 방탕의 끝자락에 서 봤고 거기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누렸던 부와 명성은 결국 순간적인 즐거움에 불과했다. 마음속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느님 안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아아인맨의 로버트 나우니 주니어는 치즈버거의 맛을 느끼지 못해 마약을 끊었습니다. 마약을 끊는 일이 단식인데, 잃어버린 치즈버거의 맛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마크 월버그에게 있어서 단식은 하느님과 가족을 만나기 위한 나의 노력이었습니다. 내가 단식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달라고 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단식의 본래 의미를 잃습니다. 단식은 내 육체의 욕망 때문에 만나고 있지 못한 누군가를 만나러 떠나는 여정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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