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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수원교구 조원동 주교좌 성당주임) | 주님 공현 대축일 복음 특강 | 현대의 현명한 동방박사들

松竹/김철이 2025. 1. 5. 07:00

[주님 공현 대축일 복음 특강] 현대의 현명한 동방박사들 I 전삼용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 주교좌성당 주임) 2025.1.5 천주교/가톨릭/신부님강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EXLk9pv0chQ

 

 

 

주님 공현 대축일 – 현대의 현명한 동방박사들

 오늘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찾던 사람들일까요? 일단 ‘행복’을 찾았던 이들임은 의심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결정은 행복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행복을 느꼈던 때는 언제일까요? 친구들이 생겼을 때일 것입니다. 혼자 가는 길은 너무나 힘이 듭니다. 그러나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가면 좋은 친구들이 생깁니다. 내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좋은 목적지로 가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은 인생에서 성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많은 재산이 성공이 아닙니다. 돈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줄 때 그게 성공입니다. 사랑받는 사람들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가 잘 형성되고 있다면 아기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에서 폰 트랩 대령은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장군이고 아이가 일곱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내가 죽어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습니다. 폰 트랩 대령은 아이들에게 제복을 입히고 호루라기로 명령합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한 명의 군인 상사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행복이 없습니다. 

 이때 가정교사로 마리아가 들어옵니다. 마리아는 고아로 자랐습니다. 마리아는 수련 수녀입니다. 워낙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수녀원에서 쫓겨나 폰 트랩 대령의 자녀들을 돌보는 일로 파견을 받은 것입니다.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칩니다. 이것은 폰 트랩 대령의 가정에서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유로워지면 감당할 수 없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폰 트랩 대령은 마리아를 쫓아냅니다. 그리고 귀부인 한 명과 재혼하려 합니다. 그러자 가족은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마리아는 수녀원에 다시 들어갑니다. 

 아이들은 한 번 느낀 자유와 행복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노래로 아버지와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수녀원에 가 마리아를 찾습니다. 마리아는 다시 대령의 집에 돌아옵니다. 대령은 마리아가 없는 집에서는 행복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대령은 말합니다. 

 “당신이 이 집에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은 자녀들과의 관계 회복이었습니다. 그래서 귀부인과 헤어지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마리아는 엄격한 군인인 폰 트랩을 자상한 남편이요 아내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장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집과 재산을 포기하고 마리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오스트리아를 탈출합니다. 

 폰 트랩과 아이들은 참 행복을 찾는 동방박사들이었습니다. 저도 대학생 때 주일학교 교사를 하였습니다. 그때 아이들은 아기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들을 사랑하면서 많은 시간을 희생해야 했지만, 아이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만나는 교사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성당의 모든 공동체는 이러한 동방박사들이 가는 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준비하게 하지 않는 대상을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돈과 교만과 육욕을 봉헌하게 하는 이를 사랑해야 합니다. 

 한국 영화 ‘친구’도 있습니다. 시골 친구들이 어떤 아이들은 조직 폭력배가 되고 어떤 아이는 공부를 잘해 유학도 다녀옵니다. 조금이라도 착해지려는 친구는 착한 친구와 사귀고,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길 원치 않는 친구는 친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영화입니다. 

 사람의 관계를 방해하는 것은 언제나 세속-육신-마귀입니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준비해야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있다고 친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감동의 운동회’를 생각해보십시오. 아이들은 키가 작아서 달리기를 못 하는 친구들의 손을 잡고 같이 걸어서 꼴찌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황금은 재산이고 유향은 기도이고 몰약은 육체의 절제입니다. 세속-육신-마귀를 일시에 포기하게 할 수 있는 대상을 사랑할 때만 그 동료들과 함께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자기를 포기해야 사랑할 수 있는 이를 사랑하는 이들이 동방의 현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