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1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ymiZqyIh1s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2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2천 년 전 사람이 되신 하느님은 우리의 모든 예상을 빗나간 채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분의 오심이 언제일지 아무도 몰랐던 것은 ‘다시 오시겠다’하신 약속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도 다름이 없지만 예수님은 세상에 오셨어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 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빈약한 우리의 생각들은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을 말하지만 그분의 생애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셨음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주님의 능력이 또 그분에 대한 선입견이 주님을 유일하고 진리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일상은 언제나 평범했고 특별하지 못한 삶이었습니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예수님의 모든 것은 그래서 늘 ‘의심 당하는 처지’였고, 주님은 그 사회의 질서를 바꾸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곧 예수님 위에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며 자신들을 ‘의인’이라 부르는 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그 대표적인 이들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주님에게 가르침이 아닌 의미로 ‘계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던 이들입니다. 그들은 늘 주님의 말씀의 실수로 그분 덜미를 잡으려 했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아니셨다면 세상은 그들을 통해 하느님을 보고 알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하느님의 말씀은 지키고 실천하며 ‘사랑하며’ 사는 것이지만. 정작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가깝게 받아들었던 이들이 한 행동은 ‘거울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하느님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행동을 하고 거기에 걸맞는 위치와 형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그들의 삶은 드러냄과 달랐습니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성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사소한 것도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말하며 그에 맞는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위선과 비리를 낳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지되는 삶이 거룩함과 선함과 정의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 옷을 입고, 그런 자리에 앉아서 그들이 하는 일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하느님의 말씀 그대로인 예수님의 모습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불행히도 그 옷자락 속에 들어 있는 것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2천 년의 시간 속 교회의 모습은 주님을 따르는 대신 주님의 지적을 당할 만큼 많이 화려하고 좋아졌습니다. 길에서 외치던 주님의 말씀이 이처럼 좋고 아름다운 성전에서 잘 들리는 환경 속에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그 때의 율법 학자들처럼 꾸며 입고, 높은 자리에 앉아 인사를 받는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에 주님의 목소리에서 한껏 드러나는 이 모습의 사람들이 각 성당에서 신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 소리들이 그 옷차림의 주인공들에게 부끄러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연히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르기에 그 옷차림과 그 자리 속의 모습이 그리스도를 닮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주님의 목소리에 올바로 정신을 차리는 신자들이 그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열고 진리를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1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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