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90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GJvJq0lYREk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해 질 무렵에”
주님이 우리에게 오셨을 때,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모습은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보기에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마치 하느님과 로마의 이중의 무게에 눌린 듯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간단한 상황만으로도 그 내용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복음 속 상황을 이해할 때 우리는 ‘시몬의 장모’의 열병을 낫게 해 주신 이야기로 봅니다. 그런데 이 날 주님이 회당에서 오셨음은 이 날이 안식일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여느 안식일의 날처럼 그 날 시몬의 집에서는 장모에 관한 치유 외에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갑자기 바뀝니다.
“해 질 무렵.”
해 질 무렵은 이스라엘에서는 하루가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우리로 치면 밤 12시에 해당합니다. 안식일이 지나는 시간에 엄청난 인파가 시몬의 집으로 몰려듭니다.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다.”고 표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온 이유는 주님에 대한 소문이 나서겠지만 동시에 ‘안식일’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안식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셈입니다.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박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치유의 밤이 지나고 다시 한 번 시간이 흐릅니다. 날이 새고 새벽에 주님은 그 집에서 벗어나십니다. 그리고 외딴 곳으로 가셨을 때 군중으로 표현되는 수많은 사람들은 주님을 찾아나섭니다. 그리고 주님의 발걸음을 되돌리려 청을 합니다. 하지만 주님의 걸음은 되돌려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하느님이 만드신 시간에 고통에 아무것도 못하는 백성. 그러다 겨우 발견한 하느님의 은총은 그 복된 날을 지나서야 가능했고 그것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상황을 마주한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봅니까? 언제나 주님의 사랑은 그친 적이 없는데 율법의 견고한 벽에 갇혀버린 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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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해 질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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