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1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aQYRfru_GkE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선민사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유일한 백성으로 자부심을 상징하는 말이라 이 말의 주인공은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물론 같은 단어로 자신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 혹은 그룹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세상에는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라는 의미는 어떤 경계를 세워 한정적인 은혜를 베풀기 위한 하느님의 뜻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모든 민족들 중에 가장 뛰어난 민족이기에 선택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그들은 사람이 구원의 길을 회복하는 과정 중 첫 자리를 차지하는 가치입니다. 어떻게 생각해도 다른 ‘선민’들의 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생각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주님의 말씀조차 우리는 ‘차별’과 ‘편견’의 도구로 만들어 버립니다. 오늘 복음처럼 말입니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주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당신이 하신 일들을 그들에게도 하도록 하십니다. 그런데 이방인이든 사마리아인이든 상관 없었던 주님과 달리 제자들은 그들에게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그래서 구원의 ‘순서’를 떠올리며 이 말씀을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씀을 놓고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 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꼭 구원의 순서나 한계를 말하는 것만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만약 그들이 다른 민족들에게 갔다면, 또 하느님 구원의 역사에서 밀려났다고 생각되는 사마리아에 가서 복음을 먼저 선포했다면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뜻으로 쉽게 전해졌을겁니다. “선민”들로 인해 구원에도 하느님의 사랑에도 늘 제외되었던 이들에게 하느님의 뜻과 사랑은 충격이 되고 곧바로 수용될 수밖에 없는 좋은 가치입니다. “훨씬 더 쉬었을 겁니다.” 복음 속 주님을 대하는 이방인과 사마리아인들의 놀라움과 태도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늘 나라의 가치를 깨닫고 세상의 모범이 되어야 할 백성은 “선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조상을 해방시키신 하느님을 기록하고 전해들었으며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전해 받은 유일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역사가 하느님께 충실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자리가 온전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선택하신 이유도 여전함을 주님을 지키고자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그 길을 알 수 있음에도 스스로 허물어트린 이들을 바로 세우는 것은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보다 더 먼저 하늘 나라의 가치에 들어서는 이들을 부정하기보다 우리의 일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33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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