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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06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7. 6. 09:05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0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u5MekGp55M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단식에 대해 묻는 요한의 제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에게 단식은 기도와 더불어 그들이 하느님께 보이는 최고와 최선의 가치였습니다. 곡기를 상징하는 끼니를 하느님께 바치며 자신의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께 보이는 최선의 정성이었기 때문에 서로 대립한 듯 보이는 바리사이도 또 요한도 그 일을 통해 하느님의 사람들로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에게서 드러나는 가치라고는 그들 눈에는 하느님을 말하면서도 늘 ‘먹고 마시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묻습니다.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주님은 기도의 가르침에서처럼 그들이 하고 있는 단식을 나무라시거나 평가절하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주님의 말씀은 ‘생각해보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이치를 모를 말씀은 아닙니다. 그런데 요한의 제자들에게 이 말씀은 어색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주님의 이 가르침에서 계속 맞물려 떠오르는 것은 ‘주님의 기도’에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곧 그들과 바리사이의 단식은 ‘모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의미 없다는 것보다는 일방적인 정성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민족들이 ‘빈말’을 되풀이하고 그래야만 들어주시는 줄로 아는 것처럼 그들에게 익숙한 이 단식과 기도의 문화에 대해 주님은 ‘지금은 그 단식을 받으시는 분과 함께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말씀하신 겁니다.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먹고 마시는 이 제자들에게도 단식의 때가 오리라 말씀하시는 예수님은 그 날이 바로 당신을 ‘잃은 날’ 때문일 것이라 알려주십니다. 곧 하느님의 뜻을 알고 함께 살던 그들이 진리가 세상의 음모로 목숨을 잃게 되는 날, 곧 세상의 민낯이 드러나고 폭력적인 이기심이 고개를 들어 승리를 취하는 날 스승을 잃고 사랑의 가치가 세상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는 곡기를 끊을 수밖에 없는 날이 온다는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모두 하느님을 안다면, 그리고 서로를 목숨처럼 사랑하며 사는 삶이라면 우리는 하느님께 청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단식의 참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그 때의 단식과 주님의 단식은 그래서 결코 같지 않습니다. 비슷한 것은 굶는 것이지만 이유를 알고 모르고는 차이 이상으로 다른 것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9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