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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01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7. 1. 07:54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70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ntEISuWFM-M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피정을 끝내고 다시 본당 안 사제관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피정 때 홀로 방바닥에 앉아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꽤 오랜만에 갖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정리하고 또 시작하는 시간이 된 듯 합니다. 아주 단순한 것에서 너무 멀리 떠나있는 듯 싶은 모습도 보고, 하루에 두 번 찾아오는 물때에 땀도 흘린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맞춰 사는 것의 시간이었습니다.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복음 속 주님을 찾아와 그분을 스승님으로 부르는 이는 율법학자였습니다. 그 율법 학자의 이야기에 예수님은 부정적인 느낌의 대답을 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라고 말입니다. 그가 주님을 스승님이라 부르지만 현실에서 스승의 자리에 살고 있었던 것은 율법학자였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섬기고 율법에 충실한 삶을 살며 사람들에게 죄에 대한 철두철미한 기준으로 스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는 늘 고정된 자리에서 고정된 삶을 사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주신 주님의 말씀은 그가 주님에게 스승으로 찾아야 할 것이 없음을 말씀하신 듯 합니다. 사실 그가 모르는 율법은 없었고 단지 그 안에 하느님의 뜻을 찾기보다 자신이 배운 것에 눈과 귀가 막혀 버렸기 때문에 주님은 그에게 결코 스승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율법에 충실한 그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았으면 참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떠올리기도 전에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던 제자에게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는 ‘아버지의 장사’라는 큰 개인사를 주님께 털어놓는데 주님은 율법학자 대신 그를 다그쳐 이야기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에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듯 느껴집니다. 주님의 길에 나섰다 말하면서도 시간에 비례하듯 그런 숙제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가는 듯 합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의 말씀은 그런 사람의 정신을 번쩍 놀라게 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는 말씀은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버리고가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것이 먼저임을 알면서도 참 그러지 못합니다. 버리고가 아니라 따르면 이루어진다는 단순함에 아직도 게으르기만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1  "너는 나를 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