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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630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6. 30. 07:42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63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JKRVAaFN1JA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경우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신기할 정도로 모두 각각입니다. “똑같다”라고 말하는 쌍둥이조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외모만은 아닙니다. 각각의 존재들이 삶의 자리와 환경, 그리고 긴 시간을 통해 서로 다른 조건 속에 살고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도 차이가 있고 심한 경우는 신분과 한계의 상황 속에 있기도 합니다.  

“회당장의 딸, 하혈하는 여인”

오늘 복음은 하나의 긴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주님을 찾아가 부탁을 드린 이는 회당장이고, 그의 딸이 위독함을 알리고 주님의 발걸음을 청합니다. 우리가 아는 주님의 은총을 얻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모습처럼 그의 모습은 보이고 주님은 그런 그의 정성에 일어나 움직이십니다. ‘손을 얹기 위해’ 주님이 가십니다. 그런데 그 걸음 가운데 난데 없이 누군가의 ‘손’이 등장합니다. 그 손은 부정한 손이며 숨겨진 손입니다. 바로 열두 해 동안 하혈하던 여인입니다. 율법으로 가득한 이스라엘이지만 이 여인의 존재는 독특합니다. 피를 흘리는 것은 분명 부정한 일이고 그는 격리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을 숨긴채 사람들 사이에 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재산을 모두 써버린 상태입니다.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드러내지 못하는 처지의 이 여인이 유일한 희망을 봅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느님께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 그분 앞에 겸손을 드러내며 자신의 사정을 아뢰고 주님의 손길을 얻어 낸 회당장의 모습은 우리가 그리는 정상적인 정성, 신앙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오직 홀로 마음에 품은 희망만으로 주님의 옷자락에 그의 손을 댑니다. 이미 인생이 끝난 것과 같았던 이 여인의 이 마음은 주님의 은총을 입게 됩니다. 아무도 모르게 말입니다.  

“평안히 가거라. 탈리타 쿰!”

이 두가지 치유의 이야기는 주님이 맺으신 결론도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드러내시고 또 하나는 감추셨습니다. 우리가 아는 주님의 기적들에 주님은 한사코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시고 감추시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런데 이 여인의 치유는 주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스스로 그녀를 찾으시며 드러내십니다. 소녀를 소생시키는 장면에서는 늘 그러시듯 알리지 말라고 하시면서도 말입니다. 

무엇이 그를 위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여인은 자신의 병을 남에게 드러낼 수 없는 처지에서 열두 해를 앓았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삶이 그의 처지를 모두가 몰랐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백방으로 돈을 들이고 치유를 위해 걸음을 할 때마다 그는 죄인이면서도 자신의 재산 때문에 죄인이 아닌 듯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누구 앞에도 나설 수 없는 부정한 몸이면서 오직 홀로 그 어려운 사정을 품고 살았을 그에게 주님은 사람들 앞으로 나오게 하시고, 그가 이제 깨끗해졌음을 선언하십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당부하십니다.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그러나 소녀의 손을 잡고 일으키시는 주님은 이를 숨기십니다. 그런데 이 둘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모두가 ‘그들을 위해서입니다.’ 이 일을 당신이 하셨다는 것을 감추시는 것에 하혈하던 여인에게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처지를 보며 죄인을 구해주신 하느님을 찾게 될 것이고 여인의 삶도 회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소녀에게는 딸을 찾은 아버지의 기쁨을 선물하시고 그 이유는 그들에게만 하느님의 사랑으로 남기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오실 때 당신을 알리러 오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우리에게 바라신 아버지의 뜻을 그분을 통해 알게 되었기에 그분의 삶을 우리 안에서 함께 살아 하느님 자녀로 살기 위함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에서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봅니다. 그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를 주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3:55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