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20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2. 3. 11:09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20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6MnRFttiRY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매일 미사를 드리고 강론을 하다보면 혼자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한 해 두 해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강론을 할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새롭기만 합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감격과 감동, 그리고 감사도 잊지 않게 되는 날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의 입에서 이미 ‘한 얘기’가 나오는 것을 느끼게 되거나 같은 이야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복적인 반응을 느끼게 되면 무엇인가 ‘멈춰 선’ 듯한 상태에 빠져들게 됩니다. 실제 사람들의 내용과 관계없이 말입니다. 어느새 우리는 익숙한 것에 갇혀 반복적이고 감흥 없는 상태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어쩌면 처음 사람들을 대했을 때도 제자들은 같았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복음 속 처음으로 복음선포의 길을 떠나 돌아온 제자들을 봅니다. 그들은 불가능한 일을 하려는 듯 보였으나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주님의 일행을 찾아 움직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의 백성이었던 그들에게 제자들은 어떤 존재로 느껴졌을까 궁금합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았고 그래서 그들이 어떤 ‘자극’이 되었음은 분명합니다 .그것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을’ 만큼 말입니다.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께서 왕으로 오시지 않고, 백성으로 오셨는가에 대한 생각은 더욱 깊어집니다. 이미 익숙해져버린 가르침, 그리고 무섭기만 한 하느님. 그 안에서 정해진 율법을 지키고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 삶. 새로움이란 존재하지 않고 익숙한 말씀에 길들여져 있어서 어떤 자극도 무덤덤한 곳에 예수님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되어, 또 다른 것 하나 없는 제자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그것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깨워내었습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사람들이 어떤 것을 보고 배웠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느낀 자극들은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던 모든 것을 되살려내었고, 하느님을 향하는 첫걸음을 만들었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도 또 그들을 주님 앞에까지 데려오게 된 제자들도 부럽기만 합니다. 늘 주어져 있는 자리, 변하지 않는 성경의 내용,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신자들의 흐름을 들여다 보면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이 때 일어난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2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