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129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ZJ89F_GlvxI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본당 주임신부로 산다는 것에 대해 누구는 사목의 꽃이라 부르고 또 어떤 이들은 고생길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습니다. 매일의 살림을 살아야 하고 교회의 모습을 많은 기준 안에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 때 자주 현실적인 고민(?)에 휩싸입니다. 쉽고 편하게 가는 길도 있는데...라고 말입니다. 모두가 알지만 굳이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을 고쳐서 고생을 하기도 하고 어렵게 갑니다. 내가 만든 편법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는 고작해야 비난 면하는 것이 전부인데도 말입니다. 정당함을 주장하고 자랑스러워하기에는 편법이나 쉬운 길은 언제나 유혹적입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복음에서 마주치는 진짜 현실같은 이야기의 한 대목입니다. 게라사인들의 지방으로 가는 길에 만난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 그는 더러운 영들이 늘 그러하듯 주님께 마주 하여 결국 쫓겨납니다. 마귀가 쫓겨나고 어떤 것으로도 붙잡아둘 수 없었던 한 사람의 구원은 좋은 일이지만 그 끝에 일어난 일은 황당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한숨이 나오는 지금의 현실을 떠올려줍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복음 속 더러운 영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잘 압니다. 그들은 쫓겨날 것을 예상하고 나름의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노력을 보입니다. 주님을 사람들 앞에 한껏 치켜올리는 그들입니다. 그리고 나가면서 그들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될 만한 놀라운 일들을 벌입니다. 사람에게 큰 소리를 치게 하고, 또 거품을 물고 혼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오늘은 더욱 큰 볼거리를 만듭니다. 돼지 떼들에게 들어가 그들을 모두 죽게 하는 일입니다. 겉으로 보면 예수님의 능력으로 보일 일들입니다. 그런데 이는 또 다른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원칙이라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고 보여주듯 더러운 영은 예수님과 무승부를 시도합니다. 사람들은 그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 덕분에 먹고 살았던 셈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이 정화사건이 그들에게는 생계에 위협이 되었던 셈입니다. 깨끗해진 사람을 보고 놀라고 겁을 먹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리고 주님을 거절하는 이들의 손사래를 보며 마음이 많이 무거워집니다. 그것을 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들은 분명 그 선택이 자신들에게는 더 중요함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3:17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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