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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10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8. 10. 08:05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81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s62xkuNzhEk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밀알의 의미를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신학교 때입니다. 밀알의 가치가 ‘땅에 떨어져 죽는 것’이라는 표현은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나의 것은 없고 오직 주님의 것만 있다는 것이 말이 아닌 실천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했습니다. 주님의 죽음을 고통과 희생 정도로만 생각할 때였기에 그 무게는 더욱 크게 느껴졌지만 그것이 사랑의 내용이라고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세상은 점점 더 자신을 사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이제는 그것이 마치 솔직한 사람의 근본인 듯 여기며 신앙적인 표현으로까지 사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누가 밀알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 밀알은 좋아할 수 있지만 누가 땅에 떨어져 죽으려 할까요? 이런 질문이 오히려 가식적인 것이 되어 버리는 세상에 살기에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살아있는 밀알은 2천 년 전에만 존재하는 유일한 가치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어렵지도 깊은 묵상을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주님처럼 살라는 말씀이니 말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셨고 언제나 함께 하셨고, 우리의 잘못을 당신의 죄 없는 삶이 십자가를 지는 것으로 모두 드러내시고 그 순간에도 또 이후에도 용서로 하느님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은 죽으셨지만 당신 죽음으로 드러난 새로운 가르침과 영원해진 진리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처럼 죽는 것이 아니라 주님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밀알의 죽음은 곧 주님처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르며 산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에게서 주님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흔히 말하는 신앙의 부족이 이유일까요? 주님은 그 이유를 이미 밝혀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 우리 마음과 우리의 삶터에 우리가 주님처럼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처럼 사는 것. 그것은 아주 단순한 일입니다. 오히려 고민의 순간과 결단의 무게를 덜어내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주님은 그저 사랑하셨고 그것으로 모두와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그 곳에 하느님이 드러나십니다. 나의 건강과 기쁨이 아닌 내가 자리한 모든 것 안에 드러나는 생명이 그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