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3042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Bs4_26RdV8c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부활 제3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부활의 시간은 참 느리게 흘러갑니다. 주님의 부활이 정확히 언제 이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주님이 원하시는 부활은 제자들을 모두 찾으실 때까지 계속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이 주님의 뜻이었기에 부활 그 순간이 언제인가 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부활을 의심했던 이들이 주님을 다시 찾는 것에서 부활은 확인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는 우리가 부활이 끝나고 일종의 관습처럼 나들이를 가는 모델이 될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 두 제자의 모습은 주님의 부활을 대하는 제자들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주님의 빈무덤은 확인된 상태였습니다. 여인들의 증언이 있었고, 베드로와 요한이 그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그들은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멀어진 길에서 동행하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그런 제자들에게 주님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셨습니다. 세상을 떠난 주님의 시신이 없어진 상황에서도 길을 가는 이들은 주님의 사정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분은 끝났고 사라졌음을 기정사실화합니다. 주님은 완전히 사라지신 겁니다. 또한 그들의 기대로 모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지도자들에 의해 말입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주님의 탄식은 어쩌면 현실이라는 문제로 주님을 포기한 듯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주님의 목소리입니다. 현실에서 하느님의 백성은 하느님을 십자가에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삶을 정당화했고 유지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에게서 겨우 희망을 알았고 하느님 안에서 행복해했던 이들도 모두 자신들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잃어버린 듯 생각했던 겁니다. 그것은 그냥 성경에만 기록되어 있을 뿐, 기도나 묵상으로만 만날 수 있는 상상이나 영적이라고 말하는 다른 차원에서나 존재하는 경지라고 다시 돌아가버린 현실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 하였다.”
우리는 주님이 가시려던 행선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천사가 알려주신 그곳은 한 곳 뿐입니다. 바로 ‘갈릴래아’입니다. 달리 말하면 주님은 다시 당신이 함께 하셨던 이들에게 되돌아가시어 그곳에서 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려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주님은 포기를 모르시고, 당신이 하신 일이 바로 진리라는 것을 계속하셨던 겁니다. 우리는 멈추었으나 주님은 멈추지 않으셨던 겁니다. 그렇게 가시려는 주님을 모신 것은 제자들이었습니다. 주님에게서 느낀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그렇게 다시 주님과 마지막 식사의 자리가 다시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이 번에도 당신이 직접 빵을 떼어 나누어주십니다. 모든 것이 다시 자리를 되찾고 제자들은 그렇게 빵을 받아들면서 모든 것을 다시 찾습니다. 곧 깨달음이 아니라 주님이 다시 찾아오셔서 회복시켜주신 셈입니다. 부활은 그래서 깨달음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고 알게 되는 것이라 말해야 합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고, 끝까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것. 그래서 걱정없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바로 부활을 아는 이의 삶입니다. 어떤 것도 현실에서 거칠 것이 없는 것은 그런 주님을 아는 이들의 삶의 태도입니다.
부활 제3주일. 우리는 그런 주님의 사랑에 기뻐하는 사람이 됩시다. 그리고 그분처럼 우리 곁에 현실의 벽에 주저 앉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도록 합시다.
0:00 오늘의 복음
3:43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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