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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기도하면 오시는 두 분: 모세와 엘리야/ 사순 제2주일/ 2023 03 05

松竹/김철이 2023. 3. 5. 07:51

기도하면 오시는 두 분: 모세와 엘리야/ 사순 제2주일/ 2023 03 05/ 전삼용 요셉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YJDh2_Esv7k

 

 

 

가해 사순 제2주일 – 기도하면 오시는 두 분: 모세와 엘리야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찬송입니다. 이 찬송은 존 뉴턴이라는 성공회 신부가 노예선 선장을 하며 노예들에게서 들은 멜로디에 가사를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존 뉴턴은 1725년 영국 런던에서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성공회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그가 목회자가 되기를 원하여 늘 어린 뉴톤을 무릎에 누이고 성경을 읽어주고 찬송을 들려주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뉴톤의 나이 일곱 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뉴톤은 열한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노예 무역선 선원이 됩니다. 그 당시 가축 이하의 대우를 받던 노예의 삶을 당연하게 여긴 존 뉴턴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청년이 된 뉴톤이 노예선 선장으로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을 싣고 대서양 해를 지나 런던으로 돌아오던 중 엄청난 폭풍을 만납니다. 폭풍우는 열하루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물을 퍼내며 사투하던 새벽 1시, 배가 가라앉을 지경에 이르도록 성난 폭풍 속에서 너무나 지쳐 기둥을 붙잡고 있던 뉴턴은 지난 날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들었던 성경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잠언 1,23-33절이었습니다.

“내 훈계를 들으러 돌아오너라. 그러면 너희에게 내 영을 부어 주어 내 말을 알아듣게 해 주리라. 내가 불렀건만 너희는 들으려 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건만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았기에…. 파멸이 너희에게 폭풍처럼 닥치고 불운이 너희에게 태풍처럼 들이치며 곤경과 재앙이 너희 위로 닥칠 때 나는 그렇게 하리라….”

그는 오랜만에 간절한 기도란 걸 하게 됩니다. 그는 이날을 제2의 탄생일로 삼고 1775년 선장직을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그의 나이 39세 때 성공회 사제가 되어 43년간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였습니다. 어머니의 꿈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높은 산에서 변모하실 때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난 장면입니다. 모세와 엘리야는 기도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성령을 나타냅니다. 성령은 두 형태로 오시는데 모세와 엘리야입니다. 모세는 가르침이고 엘리야는 사랑의 불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새로 태어나게 할 때 가르침과 보호를 주는데 이것을 진리와 은총이라고도 합니다. 위에서 존 뉴턴이 떠올린 잠언의 구절 “내 훈계를 들으러 돌아오너라. 그러면 너희에게 내 영을 부어 주어 내 말을 알아듣게 해 주리라”에서 훈계가 진리이고 영이 은총입니다.

모세는 하느님으로부터 계명을 받아 전했습니다. 진리를 상징합니다. 엘리야는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게 하였습니다. 은총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높은 산에 오르신 것은 기도하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늘에서 은총과 진리가 내려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그 은총과 진리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마치 존 뉴턴이 어머니의 사랑과 가르침으로 늦게나마 새로 태어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라고 하신 것은 당신처럼 기도하는 것이 곧 나의 죽음을 의미하지만, 그것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당신만이 다시 살아나게 되리라는 뜻입니다.

어떤 선교사가 아프리카에서 선교할 때 정글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이의 아빠가 급한 목소리로 “얘야, 얼른 땅에 바짝 엎드려라!”, “자, 이제 내게로 빨리 기어 와라!” 하고 시켰습니다. 아이는 시키는 대로 하였습니다. 아이와 선교사는 나무 위엔 길이가 5m나 되는 무서운 독사가 매달려 있는 것을 봅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과 가르침으로 새로 태어났고 선교사도 은총과 진리를 받아 변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하여 얻는 은총과 진리로 누군가를 새로 태어나게 만드는 일, 이것만이 우리 부활을 약속합니다.

야곱은 야뽁 강에서 하느님과 씨름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이기고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엉덩이뼈가 다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입니다(창세 32,23-33 참조). 덕분에 자신과 가족들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도가 비록 나의 죽음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진리와 은총으로 내 가족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나의 부활을 약속하는 삶입니다. 광야에서 뱀을 장대에 다는 법을 배우는 사순은 곧 기도를 배우는 시간이고 이것을 배워야 나도 살고 내 가족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