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마음이 담긴 선물|김한수 토마스 신부님(화요일아침 예술학교 교장)

松竹/김철이 2022. 12. 19. 11:13

마음이 담긴 선물

 

                                                                             김한수 토마스 신부님(화요일아침 예술학교 교장)

 

 

 선물은 준비하셨나요? 크리스마스가 코앞입니다. 선물 받을 준비는 하셨나요? 말씀이 사람이 되신 엄청난 신비의 선물을 받아들일 준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일상 에서 주고받는 선물 가운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사소한 일상의 대화에서 취향을 읽어 내고,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고민하며 마련된 선물에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소한 선물에 담겨 있는 그 마음을 읽어 내면,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고맙다고 말합니다. 말씀 이 사람이 되신 육화의 신비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 해 스스로 선물이 되어 주신 마음이 녹아 있음을 읽어내면, 그 고마움의 크기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하느님 선물에 담긴 마음을 읽고 나면, 그 고마움의 크기와 대상은 끝없이 확장됩니다.

 

 하느님의 마음이 담긴 선물에 요셉 성인의 마음도 담겨 있음을 오늘 복음(마태 1,18-24)은 전합니다. 천사 가브리엘 이 나자렛 마을에 사는 다윗 가문의 요셉의 약혼녀 마리아 의 집으로 들어갔다고(루카 1,28) 루카 복음사가가 전한다면, 마태오 복음사가는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꿈으로 들어갔다고 전합니다. 성경 시대의 꿈 이해는 과거 의 경험과 현재의 압박에 대한 실마리라는 현대적 해석과 는 다릅니다. 그 시대는 꿈을 미래에 대한 안내로 이해했습 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드러나는 하나의 방식으 로 해석했습니다. 야곱(창세 28,10-17)과 요셉의 꿈(창세 37,5- 11)이 그러했으며, 이방인 왕들의 꿈 역시 그들 왕국의 역 사와 미래에 대한 것임을 다니엘서가 전합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자신의 꿈으로 들어온 주님의 천사의 전언을 꿈같은 이야기로 흘려듣지 않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 가 담겨 있는 권유로 읽어냈습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마태 1,20) 경험과 배움을 마음에 간직한 이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생 각을 굳혔을(ھȜȗȡțȖȗȏȜıȞȠ) 때, 또 다른 마음이 담긴 소리가 그 의 내면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그 소리에 담긴 마음을 읽 어냈습니다. 그렇게 읽어낸 마음에 참여했습니다. 하느님 마음이 담긴 선물에 요셉 성인의 마음도 그렇게 담겨 있습 니다. 당신 백성을 위해 마련하신 하느님의 선물에는 이처 럼 고마운 마음들이 끊임없이 동참해 오고 있습니다.

 

 가톨릭 사회교리적 입장에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 시민(civis idem et christianus)으로 이해됩니다. 그 시민은 신앙 의 진리에 참여합니다. 그 그리스도인은 사회적 가치에 동 참합니다. 영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 교회와 세상은 그리스 도인 시민을 통해 연결됩니다. 그리스도인 시민은 사회적 가치를 살아가며 자기 생각을 굳혔을 때, 내면을 파고들어 온 신앙의 진리를 함께 읽어냅니다. 그렇게 세상의 가치에 신앙의 진리를 더해 갑니다.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선물에 마음을 더합니다. 하느님이 마련하신 선물에 작은 마음 하 나 살짝 더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