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11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2. 11. 13. 08:36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2022111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ooo8jT5tp60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오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세상의 모습과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을 살피며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것일까?’ 또는 ‘언제부터 다시 망쳐버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그 때입니다. 2천 년 전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하느님의 뜻을 전해 주셨고, 그 때부터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 모두가 꿈꿀 수 있는 천국을 향해 살아가는 중입니다. 마치 뿌리에 가까운 나무를 노리는 나무꾼처럼 세상 한 가운데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시며 누구도 놓치려 하지 않으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 곁에는 가난한 이들과 죄인들이 가득했지만 그들은 결코 가난과 죄에 물들지 않고 희망을 얻고 주님과 같은 식탁에 앉은 존재들이었습니다.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우리가 아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람들은 아름답게 장식된 듯한 성전과 같은 이들이었으나 예수님이 투박하게 길에 박힌 돌마저도 하느님이 계신 곳에 어울린다는 것을 알려주셨기에 율법은 죄의 기준에서 벗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님은 세상을 떠돌던 잘못된 상식을 무너뜨리셨고,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왜곡의 허상들을 없애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런 우리의 잘못들이 모두 무너져야 하고 또 무너질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그러나 어느날 세상은 다시 사람들을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의 분명한 뜻이 있음에도 어느새 교회는 부유함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삼기 시작했고, 세상에서 아름답고 좋은 것으로 하느님을 꾸며 가난한 사람들을 주눅들게 했고, 사랑의 의미를 주님의 식탁이 아닌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쯤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다시 주님을 본보기로 죽였던 고급스런 종교와 종교인들과 구원에서 이미 멀어져버린 세상의 죄인들의 세상으로 복귀해버렸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다.”

 

세상에 너무 많은 거짓 그리스도들이 등장했고, 그들 곁에서 사도인척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그리스도나 그분의 제자들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 곧 위선자들의 후예인 척 행동하거나 그들의 반성을 되풀이하며 회개하는 척 이상한 모습을 겸손으로 포장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가 그리스도라 말합니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늘은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정말 끈질기게도 시대와 사회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존재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을 구원으로 이끈 주님의 뜻이 왜곡되어 소수의 사람들만의 하늘나라로 둔갑할 때, 여전히 가난한 이들이 소외와 불평들을 운명처럼 지고 살아가는 세상일 때 참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이 상황이 얼마나 주님의 뜻과 다른지, 또 잘못 판단하고 있는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주님의 가르침과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본분에 가깝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끌고가 우리의 삶에 대해 물어도 그 대답의 자리가 곧 증언의 자리가 될 것임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우리 주님이 가르치신 그리고 직접 사신 삶은 지금 우리의 것과는 그만큼 다르니 대답을 따로 준비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따르려고 한다면 가장 우선 살펴야 하는 가치가 ‘가난한 이들’입니다. 그들을 선택하고 그들과 같이 사는 것이 교회의 첫 번째 실천의 숙제입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그리스도의 선택으로 인해 구원의 개념과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선한 일을 하고, 착한 일을 해서 천국에 가는 방법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배웁니다.

 

언제부터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답을 찾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답 하나는 지금 우리는 틀려도 한참 틀렸다는 것입니다. 주님이 이미 보여주신 답을 베끼기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죽어서의 구원도 살아서 누릴 행복한 세상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2:32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