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영혼의 부유함을 함께 나누다|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2. 9. 24. 18:25

영혼의 부유함을 함께 나누다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부유함의 영역에는 여러가지가 존재합니다. 물론 기본은 '돈'입니다. 돈이 많은 것 자체가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올바름을 품지 않은 부는 죄가 됩니다. 즉 자신이 가진 그 많은 것을 올바른 목적에 사용하려는 의지 없이 자신의 쾌락을 위해 무턱대고 모으기만 하고 다른 이 앞에 으스대는 것은 큰 죄가 됩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돈벌이는 커녕

 

그러나 사람이 돈으로만 부유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다양한 것으로 부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지식도 가질 수 있고 재주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죄스런 부유함'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지닌 것으로 '교만'을 형성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남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부족하게 아는 사람을 무시하고 깔보는 것은 영적 교만이 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경우에 좋은 대학을 나오거나 유명 연예인이 되어서 자신을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교만에 빠져 있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색다른 '부유함'에 대해서 묵상하게 이끕니다. 그것은 바로 영적 부유함입니다. 즉 자신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하느님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면서 그런 신앙의 기쁨을 타인과 나누지 않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앙적 영역을 오직 자신들의 놀이터로만 만들기 시작하는 이들입니다. 사실상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신앙의 자리가 아니라 그저 자신들이 늘 해 오던 일상의 습관의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안락함을 누리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선교의 정신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은 바로 그런 이들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합니다.

"불행하여라 시온에서 걱정없이 사는 자들 사마리아 산에서 마음 놓고 사는 자들!"

 

하느님은 결코 우리 자신만을 위한 신앙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신앙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이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이유는 바로 당신의 존재가 만방에 알려지기 위한 것이었고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명령을 내리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안정과 평온만을 위한 신앙을 만들어내었고 이는 하느님의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욕심의 산물에 불과합니다.

 

이런 종류의 신앙에 물든 사람들이 흔히 찾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구원관입니다. 혼자의 열심으로 하늘나라에 어떻게든 들어가겠다고 애를 쓰는 신앙의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성당 생활에 열심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선교적 열정'은 없습니다. 자신들끼리 재미난 성당 환경을 조성하지만 그런 즐거움과 재미를 나누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당에 못보던 사람이 보이면 환영이 아니라 경계를 하고 또 텃세를 부리면서 그를 배척시키려고까지 합니다.

 

교회는 선교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죽어가게 됩니다. 마치 한국에서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이 소멸되어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있어서 선교는 출생입니다.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지금 아무리 그 부유함과 화려함을 뽐낸다고 하더라도 결국 무너져 버리고 말 집단에 불과합니다.

 

아모스 예언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대접으로 포도주를 퍼마시고 최고급 향유를 몸에 바르면서도 요셉 집안이 망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제 그들이 맨 먼저 사로잡혀 끌려가리니 비스듬히 누운 자들의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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