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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요셉 신부님|2022 01 23/ 말씀의 검 사용 자격; 사랑 증가를 위한 열정/ 연중 제3주일 성서주일

松竹/김철이 2022. 1. 22. 17:12

2022 01 23/ 말씀의 검 사용 자격; 사랑 증가를 위한 열정/ 연중 제3주일 성서주일/ 전삼용 요셉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aM_q3um9qak

 

 

 

 

 

2022년 다해 연중 제3주일 말씀의 검사용 자격; 사랑 증가를 위한 열정

 

오늘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기록된 책이 성경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초반에는 루카 복음 사가가 왜 복음을 정리해 쓰게 되었는지가 나오고, 후반에는 예수님께서 이사야 말씀을 인용하시며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고 하신 내용이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 말씀을 쌍날칼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 4,12)

칼은 위험한 물건입니다. 앞뒤도 분간 못 하는 아이들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칼을 다룰 나이가 되었는데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거나 칼을 잘못 사용합니다.

 

우선 성경에 관심이 없는 우리 모습을 살펴야 합니다. 개신교 신자들에 비하면 가톨릭 신자들은 성경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책이나 유튜브에 올라온 것을 보더라도 성경에 관해서는 개신교 것들이 천주교 것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것은 몰라도 사랑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나오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몰라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 밤늦게 문을 두드렸다고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문을 열었더니, 키가 2나 되는 거구의 사나이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 집에 강제로 들어와 당신과 가족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동안에 당신의 가족들은 공포로 떨어야만 했습니다.

순간 당신은 112를 기억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전화를 몰래 끄집어내 112로 다이얼을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한 후 한 대의 경찰차가 당신 집으로 파견되었습니다. 두 명의 경찰관이 그 불청객과 맞서기 위해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우람한 사람은 되받아 쏘았습니다. 이때 두 명의 경찰은 무전기를 사용해 병력을 보강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갑자기 스무 대의 경찰차가 나타났습니다. 당신은 112 덕분에 자신과 가족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루카 복음 사가가 테오필로스를 위해 성경을 기록하였다면 성경은 분명 우리 믿음을 위해 유익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에 대해 알고 싶지 않다는 말과 같습니다. 예로니모 성인은 성경을 모르면 곧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고 남을 이롭게 할 마음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엑시트를 보신 분이라면 에서 SOS를 의미하는 모스 부호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모스 부호는 길고 짧음이 있습니다. 조난 상황에서 자신도 구출하고 타인도 구출할 이것을 기억하십니까? 한번 해 보십시오.

따따따 따--- 따따따

세 번 짧게, 세 번 길게, 다시 세 번 짧게 하는 것입니다. 영화 내내 나오는 이것을 저도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 말은 위험할 때 이것을 쓸 일이 있겠는가?’라는 교만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112’ 정도는 기억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것이 성경 말씀입니다. 성경 말씀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없다는 말은 자신과 이웃의 영원한 생명에 관한 관심이 없음을 의미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성경 말씀의 칼날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남을 찌르는데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성경 지식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뭐하겠습니까? 사랑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말씀은 오히려 남을 해치는 데 유용합니다.

패트릭 오브라이언위대한 정복자’(Master and Commander)라는 소설을 보면 나폴레옹과의 전쟁 당시에 무적의 함대라고 불렸던 영국 함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함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함장이었던 잭 오브리 장군의 배인 서프라이즈 호가 신출귀몰하는 프랑스 전함 아하게론 호를 쫓는 이야기입니다.

그 영국 전함인 서프라이즈 호에 탄 선원들은 모두 그리스도교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항해하는데 자꾸 불운이 겹치자 선원들이 성경 요나서를 펴고 그 배 안에 있는 요나를 찾습니다. 그 요나 때문에 하느님께서 자기들의 배를 저주하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결국, 한 사람을 지목하고 그를 따돌려서 자살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영국 함대의 관례였습니다. 그리고 그 죽은 사람의 장례식에 모두 모여 요나서를 읽고 주님의 기도를 암송합니다.

이런 예는 역사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할 때도 성경의 가나안 정복 전쟁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성경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단으로 빠지고 남을 죽였는지 모릅니다. 말씀의 쌍날칼을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데 사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가짜들은 성경의 지식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입니다.

 

쌍날칼을 사용하려면 훈련을 통한 자격을 얻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열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성경에 나온 하느님 사랑에 대한 지식으로 내 심장이 뚫려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아파서 죽고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 2에 나온 아버지의 생일을 읽어봅시다. 말씀의 쌍날칼은 우리에게 이렇게 다가와야 합니다.

 

비에 젖은 아침 햇살이 콘크리트 바닥에 얼굴을 비비며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었다. 완섭 씨는 갈색 머리칼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가로수를 바라보며 졸음에 겨운 하품을 했다.

바로 그때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 쯤 보이는 여자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눈에 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담배 연기처럼 헝클어진 머리는 비에 젖어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완섭 씨의 코를 찔렀다. 완섭 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 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을 보지 못하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완섭 씨는 그제야 그들 부녀가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식당에 오는 손님들에게 그들 부녀 때문에 불쾌감을 줄 수는 없었다. 더욱이 돈을 못 받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내준다는 게 완섭 씨는 왠지 꺼림칙했다. 완섭 씨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여자아이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어, 아저씨! 순댓국 두 그릇 주세요.”

,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볼래.”

계산대에 앉아 잇던 완섭 씨는 손짓하며 아이를 자기 쪽으로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아이는 주인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게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아이는 잔뜩 움츠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다 말고 여기저기 주머니를 뒤졌다.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최대한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말이다. 아빠하고 저쪽 끝으로 가서 앉아라. 여긴 다른 손님들이 와서 앉을 자리니까.“

. 아저씨 고맙습니다.”

아이는 자리로 가더니 아빠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아이는 아빠를 데리고 화장실이 바로 보이는 맨 끝자리로 가서 앉았다.

아빠는 순댓국이 제일 맛있다고 그랬잖아. 그치?”

·····.”

간장 종지처럼 볼이 패인 아빠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완섭 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완섭 씨는 계산대에 앉아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잠깐만 기다려.”

“······.”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 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아이는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응 알았어. 순영이 너도 어서 먹어라. 어제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잖아.”

나만 못 먹었나 뭐.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어. 어서 밥 떠, 아빠. 내가 김치 올려줄게.”

알았어.”

아빠는 조금씩 손을 떨면서 국밥 한 수저를 떴다.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완섭 씨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다. 조금 전 자기가 아이한테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음식을 먹고 나서 아이는 아빠 손을 이끌고 완섭 씨에게 다가왔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계산대 위에 천 원짜리 넉 장을 올려놓고 주머니 속에 있는 한 움큼의 동전을 꺼내고 있었다.

얘야, 그럴 필요 없다. 식삿값은 이천 원이면 되거든. 아침이라 재료가 준비되지 않아서 국밥 속에 넣어야 할 게 많이 빠졌어. 그러니 음식값을 다 받을 수 없잖니?“

완섭 씨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천 원짜리 두 장을 다시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아니다. 아까는 내가 오히려 미안했다.”

완섭 씨는 출입문을 나서는 아이의 주머니에 사탕 한 움큼을 넣어주었다.

잘 가라.”

, 안녕히 계세요.”

아픔을 감추며 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완섭 씨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총총히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완섭 씨 눈가에 눈물이 어룽어룽 맺혀 있었다. 민들레 하얀 꽃씨가 콘크리트 바닥 위로 아기똥아기똥 내려앉고 있었다. 말뚝잠을 자던 가로수가 초록손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우리는 말씀의 칼을 들 용기가 있습니까? 그 칼을 들었다면 누구를 찌르렵니까? 말씀은 나의 사랑을 향한 열정을 증명하는 유일한 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