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길

주현미 - 당신은철새(1971)

松竹/김철이 2021. 11. 4. 14:37

주현미 - 당신은철새(1971)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NCgXCvvMWBo

 

 

 

 

노래 이야기

 

1960~70년대 신민요의 기수로 불리며

가요계의 정상에서 활동했던 가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려 20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했고요. 오아시스 레코드사에 몸담고 있던 시절, 한 달에 한 번씩 음반을 취입했고, 불렀다하면 히트한다는 속설까지 등장했던 인기가수!! 그 주인공은 바로 김부자선배님인데요.

 

당대 최고 슈퍼스타였던 김세레나선배님과 동시대에 활동하다보니까, 사람들은 김부자선배님과 김세레나선배님을 헷갈려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죠. 사람들은 두 선배님을 라이벌이라고 불렀지만, 돼지띠 동갑이었던 두 분은 그 누구보다

친한 사이였다고 하는데요.

김부자 선배님은 트로트, 신민요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통 가요의 세계를 추구했던 최고의 가수였습니다.

 

전국민이 다 알고 즐겨 부르는 달타령을 비롯해서 부르는 노래마다 힛트하다보니까, 그 당시 가요계에선 이런 소문도 있었다고 해요. ‘김부자가 부르면 팔린다’, ‘달러 박스가 왔다’!! 이 얘기만 봐도 얼마나 김부자 선배님이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김부자 선배님이 처음 가요계의 문을 두드린 것은 1965년 동아방송 라디오

"가요백일장"에서 입상하면서였습니다.

황해도 신장 출신 김부자 선배님은 여고 1학년이었던 열여섯살 때 가요 백일장에서

가수 최숙자선배님, ‘김세레나선배님, ‘조미미선배님과 함께 입상을 했구요.

이 분들이 훗날 우리나라 가요계를 대표하는 여자가수로 사랑받게 되죠.

 

가요백일장에서 입상한

김부자 선배님, 최숙자 선배님, 김세레나 선배님, 조미미 선배님은

함께 옴니버스 음반을 내면서 가수로 데뷔하게 되는데요. 이중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받았던 사람은 갑돌이와 갑순이를 불렀던 김세레나 선배님이었고요. 김부자 선배님은 1967년에 팔도기생이라는 영화주제곡을 부르면서 인기를 얻게 되지요.

 

그리고, 19703월에 발표한 일자상서가 사랑받았고, 역시 같은 해인

197010월에 발표한 노래 당신은 철새가 큰 히트를 하면서

김부자라는 이름 석자는 대중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집니다.

 

그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버리는

당신의 이름은 무정한 철새

 

진정코 내가 싫어 그러시나요

이렇게 애타도록 그리움 주고

, 가버릴 줄 몰랐어요

 

당신은 철새

그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버리는

당신의 이름은 무정한 철새

 

진정코 내가 싫어 그러신다면

차라리 잊으라고 말해주세요

, 그리움을 주고 가는

당신은 철새

 

김부자 선배님 가수 인생에 큰 획을 그은 노래라고 할 수 있는 당신은 철새

고향 선생님이 작사하고, 남국인 선생님이 작곡한 노래로

맑고 깨끗하면서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구성지게 노래하는 김부자 선배님의 목소리는

듣는 이들의 애간장을 태웠구요.

 

무정하게 떠나가는 연인을 원망 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노래가사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노래는 철새라는 제목 때문인지 선거철만 되면 애창되는 노래로 뽑히기도 했는데요.

철새 정치인을 풍자하는 의미로 즐겨 불렀던 노래기도 했습니다.

 

당신은 철새는 김부자 선배님이 원곡이지만,

다른 가수들의 목소리로도 많이 불려졌는데요.

나훈아 선배님, 조미미 선배님이 다시 불러서 큰 사랑을 받기도 했지요.

 

이후, 김부자 선배님은 달타령카츄샤’ ‘달과 함께 별과 함께등의 노래들이

계속 히트하면서 신민요와 트로트의 본류로 꾸준하게 활동해 오셨는데요.

어느덧 올해로 가수인생 53년을 맞이하신 김부자 선배님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노래는 나를 지켜주는 것이며 나의 생명이고 삶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굳이 욕심을 부린다면 그래도 팬들이 사랑해서 여기까지 왔기에 보답하고 싶어요.

지금 나이를 생각하면 그냥 무조건 잘하고 싶죠.

그리고 옛날에 나를 알았던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잘해주고 싶어요.

잘 보이고 싶다가 아니라 진심으로 잘해주고 싶다그런 생각들이 새록새록 드는 거

보면 내가 나이 들면서 철이 드나 싶기도 합니다

 

여전히 곱고, 여전히 소녀답고, 여전히 고운 목소리를 간직한 천생가수 김부자 선배님.

앞으로도 더 많은 무대에서 자주 뵙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많은 인생사 속에서 우리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줬던 노래

당신은 철새’.

이 가을, 오랜만에 감상하시면서 허전한 마음 위로받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