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위령 성월|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1. 10. 31. 21:40

위령 성월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영혼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요? 육체는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휴식으로 위안을 줄 수 있습니다. 정신은 건전한 배움이나 재미난 감정적 흥분으로 잠시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영혼에 대해서 거의 무지합니다. 영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위로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교회의 능력'에 맡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영혼을 다루는 사명을 지닌 교회에 영혼의 처신을 맡기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연미사를 봉헌하곤 합니다. , 교회에 맡겨져 있는 거룩한 사명에 우리들이 기억하는 영혼을 맡기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영혼에 대해서 올바로 알 때에 우리는 영혼을 올바로 위로할 수 있습니다. 영혼의 내면에는 '의지'적 차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의지라는 것은 곧 '사랑'과 연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혼이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사랑'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에게 음식을 제공할 때에 우리는 그 음식의 '가격'이나 ''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 음식의 육체적 차원, 물질적 차원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다른 한 편, 그 음식을 내어주는 '분위기'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감성적 차원으로 그 음식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것을 다 제쳐놓더라도 우리는 그 음식을 내어놓는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영혼의 역할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서로에게 많은 것을 증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연계되는 매개체가 없더라도 사랑은 순수하게 내적으로 전달되고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떠올리면서 제공하는 것들은 단순히 그 물질적 차원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바로 그들을 향해서 전달하는 '사랑'이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11월은 위령성월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떠올릴 것이 아니라 진정 마음을 담아서, 즉 사랑을 담아서 우리의 정성을 드려야 마땅할 것입니다. 바로 거기에 '영혼을 위로하는 힘'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미사에 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받으시는 것은 우리의 제물이 아닙니다. 그건 바로 우리의 마음, 즉 영혼의 사랑입니다. 많은 돈을 드렸다고 하느님이 만족하실 리가 없습니다. 하느님께는 우리의 많은 사랑을 돌려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위령성월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