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먼데서 오신 손님(1976)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M7BihccUOxk
노래 이야기
언젠가 ‘트롯신이 떴다’에서 제가 노래를 하게끔 결정적인 이유를 만들어준 분이
바로 조미미 선배님이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앨범 쌍쌍파티를 녹음하게 된 계기가 바로 조미미 선배님이 당일에 안나타나셔서
제가 대신 부르게 된 거였고요. 생전에 저를 많이 이뻐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던, 제가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 바로 ‘조미미 선배님’입니다.
조미미 선배님은 전남 영광군에서 태어나고 목포여고를 졸업한 후,
1965년 동아방송이 주최한 민요가수 선발대회였던 ‘가요백일장’에서 김세레나 선배님.
김부자 선배님과 함께 발탁되면서 가수의 길을 걷게 됩니다.
원래, 조미미 선배님의 본명은 ‘조미자’였는데요.
음반제작사인 ‘지구레코드사’를 드나들 때, 이곳의 전속가수인 이미자 선배님과 이름이
같아서 ‘유정천리’ ‘대전 부르스’ 등을 만든 작곡가 김부해 선생님이 ‘조미자’라는 이름 대신 ‘미미’라는 이름을 지어서 선물 해줬고요.
그때부터 우리가 다 아는 ‘조미미’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조미미’선배님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맑고 낭랑한 목소리로 제2의 이미자라는 찬사를 얻게 되죠.
1965년 데뷔곡 ‘떠나온 목포항’을 발표한 뒤, 69년 ‘여자의 꿈’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실제로 ‘조미미’ 선배님‘의 이름을 널리 알린 노래라고 하면, 1970년 ’서산 갯마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 이후, ‘바다가 육지라면’을 비롯해서 ‘선생님’ ‘먼 데서 오신 손님’ ‘단골손님’
‘서귀포를 아시나요’ ‘눈물의 연평도’ ‘댄서의 순정’ ‘개나리처녀’ 등을 발표하면서
1970년대 내내 최고의 힛트곡들을 남겼고요.
통기타 음악이 유행하던 1970년대의 포크음악 물결 속에서 트롯음악의 계보를
꿋꿋하게 이어간 가수가 바로 ‘조미미’ 선배님이었습니다.
평론가들이 ‘이미자’선배님, ‘하춘화’ 선배님, 그리고 ‘조미미’ 선배님을 가리켜서
트로트 음악 계보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가수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랍니다.
특히, ‘조미미’ 선배님은 애수 어린 정조를 아름다운 음성에 담아내면서
힘겨운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주었던 최고의 가수로 사랑받았는데요.
‘조미미’ 선배님의 히트곡 중에서
1971년 8월, 컴필레이션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발표된 노래. ‘먼 데서 오신 손님’은
바로 그런 독보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대표곡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던 님인데
꿈 속에서 그린 님인데
어이 하라고 어이 하라고 나는 나는 어이 하라고
대답해주세요. 말 좀 하세요
무어라고 말하리까. 무어라고 말하리까
먼 데서 오신 손님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이렇게 애타도록 기다리던 님인데
마음 속에 그린 님인데
어이 하라고 어이 하라고 이제 와서 어이 하라고
대답해주세요. 말 좀 하세요
무어라고 부르리까. 무어라고 부르리까
먼 데서 오신 손님”
장사하는 여주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 가사는
‘손님’이라고 표현하고는 있지만,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을 대변했구요.
그 내용이 뜨겁지는 않지만, 은근하고 포근한 느낌이 있어서 당시 남녀를 불문하고
무척이나 인기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때만 해도 다방이니, 선술집이니 하는 가게들이 성업하던 시기이니,
어딜 가나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넘쳐난 건, 어쩜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의 인기에 힘입어 ‘조미미’ 선배님은 다음에도 비슷한 느낌의 노래를
발표하게 되는데요.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 노래의 제목은 ‘단골손님’이었습니다.
‘먼 데서 오신 손님’ 그리고 ‘단골손님’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조미미 선배님의 손님 시리즈는 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노래였는데요.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은근하고 애틋한 정을 고운 목소리로 노래했던 ‘조미미’ 선배님은 결혼을 하면서 일본으로 건너가 가정을 꾸리며 잠시 활동을 중단했지만, 1986년 다시 가요계에 복귀해서 활동하다가 2012년 아쉽게도 지병인 간암으로 팬들의 곁을 떠나 많은 슬픔과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조미미 선배님이 부른 노래비를 전국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바다가 육지라면"을 작사한 정귀문 선생님의 고향인 경주 나정리 해수욕장에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비가 있구요. 서산 왕산포구에 "서산갯마을" 노래비가 있고, 서귀포시에도
"서귀포를 아시나요" 노래비가 세워져 있을 정도로 가요계에 큰 획을 그으신
조미미 선배님.
때론 누이의 목소리처럼 다정하고, 때론 어머니 목소리처럼 푸근하고,
때론 사랑스런 여인의 목소리처럼 낭랑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사랑과 그리움과 희망을
노래했던 ‘조미미’ 선배님을 그리워하면서,
‘먼 데서 오신 손님’ 함께 감상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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