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꿀샘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2020.07.19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松竹/김철이 2020. 7. 18. 19:25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2020.07.19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Fzmwr_8vTgc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2020.07.19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미카엘 신부님

 

Intro.

제가 부산가톨릭평화방송에서 일하고 있다고 교우들께 저를 소개하면 부산평화방송에는 직원이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직원이 9명이고 프리랜서 직원이 5명이라고 말씀드리면 방송국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하느냐고 놀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 청취자들께서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만 들으시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해야 21시간 안정적인 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희 방송국 장비, 부산 송신소, 울산 중개소, 녹산 중개소 장비 전체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기술팀 직원 3,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편성팀 직원 4, 방송국 재정을 운영하고 광고와 협찬 등 전체 운행표를 관리하는 경영팀 직원 2, 프로그램 원고를 쓰는 작가 3, 교회 안팎의 소식을 취재해 전하는 리포터 2명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유기적으로 서로 도우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도 방송국과 비슷합니다.

겉으로는 신부님이나 수녀님, 봉사자들과 같이 소수의 사람들만이 드러나지만 조용히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는 어르신들부터 주일학교에 열심히 나와 공부하는 어린이들까지 겨자씨와 같이, 그리고 누룩과 같이 우리 교회에 심겨진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지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도우며 그 하느님 나라를 향해 살아가기에 교회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미사 중에 저희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이 비록 세상 미디어에 비해 겨자씨와 같이 작은 방송국이지만 주님께서 이 방송국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 가시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그리고 세상 속에서 만나는 가라지에 실망하기도 하고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교회가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 나라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도록 우리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

 

강론

지난 주 방송미사 강론 마지막 부분에 제가 주일학교 학생일 때 보았던 나무를 심는 사람이란 만화영화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기억이 안 나는 분이 계시다면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에 들어가셔서 지난주 미사를 열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영화에는 아주 울창한 숲에 인접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 숲은 마을 사람들에게 많은 해택을 베풀지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숲의 나무들을 마음대로 잘라서 쓰기 시작하지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숲에는 새들이 떠나가게 되고 물도 흐르지 않으며 나무들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자 바람을 더욱 심해지고 흙먼지만 날리게 되지요.

마을 사람들은 서로 싸우고 그 마을은 지옥과 같은 장소로 변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매번 산에 올라갈 때마다 좋은 도토리를 골라 놓았다가 심는 한 양치기가 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나무를 심자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게 되고 물이 흐르며 새들이 날아오는 숲을 이루게 됩니다.

마을에도 행복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저절로 그렇게 숲이 만들어졌다고 말할 뿐이지요.

저는 어렸을 때 그 영화에 나오는 양치기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꾸준히 좋은 일을 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 말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바로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비록 예상하지 못한 부정적인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한 곳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들 말입니다.

 

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의 경우와 같이 어렸을 때 본 영화 하나가, 책 한 권이, 그리고 음악 한 곡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은 어떤 미디어 환경에서 자라고 있습니까?

또 여러분은 어떤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가고 계신가요?

그 아이가, 그리고 여러분이 보고 읽고 들은 것이 그 아이의, 그리고 여러분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미디어 환경의 복음화를 위해 후원해주시고 소중한 시간과 재능을 기부해주신 것은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

 

저희 방송국이 있는 가톨릭센터에서 1시간쯤 걸어가면 어린 이태석 신부님께서 미사를 드리고 풍금을 치며 성가를 부르고 마당에서 뛰놀던 송도성당과 이태석 신부님의 생가가 있습니다.

생가 옆에는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배울 수 있는 기념관도 있습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제로서 그곳의 가난한 이들을 섬기셨고, 의사로서 아무도 의료적으로 돌보지 않던 나환자들을 치료하셨으며, 선생님으로서 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과목과 음악을 가르치셨던 이태석 신부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총과 칼을 들고 전쟁터로 보내졌던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음악을 배우며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얼마 전 신부님께서 돌아가신 후 10년이 지난 모습을 담은 다큐영화 부활을 보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신부님을 이어 더 이상 의사가 오지 않아 굳게 잠긴 신부님께서 사용하시던 진료실과 교실을 보았을 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마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계셨습니다.

특히, 신부님께서 가르치셨던 아이들이 자라나 의대 학생으로, 약대 학생으로, 물리학 전공자로 커 있는 모습을 보며 신부님의 헌신적 사목이 헛되지 않았고 하느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학생들이 살아가는 모습 속에 이태석 신부님께서 살아 계심을 보며 뿌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마치 겨자씨와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누룩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뿌려진 씨앗이 비록 가라지가 자라는 것과 같이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과정을 겪기도 하겠지만 결국엔 많은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이,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이 제자들의 삶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며 이태석 신부님과 그 제자들의 삶이 또 하나의 꽃씨가 되어 많은 이들의 삶 속에서 좋은 열매를 맺고 교회를 더욱 확장시키기를 바랐습니다.

 

cpbc 부산가톨릭평화방송 청취자 여러분, 예수님의 말씀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말씀과 같이 아니, 주님께서 뿌리신 씨앗은 좋은 씨앗이 아니었습니까? 왜 가라지가 자라고 있을까요?” 라고 하며 가라지를 뽑고 싶은 조바심이 날 때도 있겠지만, 반드시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실현되어 갈 것입니다.

 

저는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이 그 곳에 들어오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성가를 들으며 같은 신앙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하나의 동산이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부산가톨릭평화방송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곁에는 다양한 교구의 미디어가 함께 있고, 또 다양한 신부님들, 수도자들, 교우들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소셜 미디어가 함께 어울려 있는 숲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참된 것에 대해 목마른 현대인들이 미디어 환경에 들어와 천주교와 관련된 낱말을 검색하면 언제든지 풍부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저희와 함께 미디어 밖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듯이, 미디어 안 세상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저희 방송국 직원들과 블루프렌즈의 노력에 함께 해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