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어떤 가르침이 진리라면

松竹/김철이 2020. 6. 19. 01:37

어떤 가르침이 진리라면

 

                            겸손기도 마진우 요셉 신부님

 

어떤 가르침이 진리라면 선하고 맑은 양심이 참된 가르침을 추구함에 있어서 그 진리인 가르침을 배척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교의 근본 가르침이 진정으로 만인을 위한 것이고 참된 진리의 가르침이라면 비록 신앙이 없는 이라 할지라도 그 가르침을 진지하게 대하기만 한다면 부정하지 못하고 동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추구하는 데에 끼어있는 희미한 안개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익숙해져' 온 환경에 안주하려는 본성의 경향이 있고 그래서 진리에 대한 추구가 색다른 도전이 되어 버릴 때에 고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동안 누리던 안락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뜻에 달린 문제를 앞에 두고 고심하는 차에 참된 진리를 양심으로 느끼게 되지만 그릇된 선택을 하는 경우는 언제라도 존재하는 일입니다. 성경 안에서는 빌라도가 그런 인물의 대표격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참된 신앙을 추구한다는 것은 '종교적 문화'에 안착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참된 진리를 지켜 나가고 그 진리보다 덜한 가치들을 용기있게 내려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이 신앙이 있다고 하면서 항상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 특히나 자신이 머물러 있는 자리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거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사실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