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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로 극복해야 할 것은 이해찬 대표의 ‘차별적인 장애인식’이다

松竹/김철이 2020. 1. 16. 15:24
의지로 극복해야 할 것은 이해찬 대표의 ‘차별적인 장애인식’이다
이해찬 “선천적 장애인, 중도 장애인보다 의지 약해…” 또 장애인 비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장애인 비하’ 누가 더 잘하나 내기 중?
등록일 [ 2020년01월15일 23시22분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서 또다시 망언을 했다. 이 대표가 “나도 몰랐는데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의지가) 약하데요”라고 발언하는 모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망언을 했다. 문제 발언은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의 ‘2020 신년기획 청년과의 대화’에서 ‘영입 인재 1호’ 최혜영 강동대 교수에 대한 이야기 중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선천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 의지가 좀 약하다. 그런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거에 대한 꿈이 있으니 의지가 더 강하다는 말을 심리학자한테 들었다”면서 “(최 교수와) 대화를 해보니 의지도 강하면서 선하기도 하다. 역경을 이겨내서 장애인을 위한 활동으로 전환시킨 거 아니냐. 보통내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이 영상은 생방송도 아니고 녹화분이었는데, 이는 영상 편집 과정에서 내부에서 아무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 대표의 발언은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정상’이란 무엇일까? 이는 ‘비장애인으로서의 삶’일 텐데, 그에게 ‘장애인의 삶은 비정상’으로 읽히는 것 같다. 즉, 장애인은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회귀해야 하는데 이는 개인 의지로 극복해야 한다. 이때 ‘정상의 삶’을 맛본 ‘중도 장애인’은 그 맛을 아니 이를 더 갈구하게 되면서 ‘개인의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서’ 나아가서는 ‘다른 장애인을 위한 선한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논리다. 

 

그 근거로 이 대표는 최 교수를 지목한다. 그렇다면 최 교수의 ‘강한 의지와 선함’은 무엇으로 확인되는가? 이는 아마 중도장애를 입었으나 교수라는, 이른바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고 비장애인도 되기 힘든 사회적 위치에 오른 것으로 입증되는 것이리라. 게다가 그는 개인적 성취(교수)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도 설립했다.

 

즉, 최 교수의 강한 의지는 비장애/일반/정상으로 상징되는 주류 사회에 대한 편입/동화로 증명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이들은 의지가 약하다는 것인가? 이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그렇다.’ 그런데 이게 개인 의지의 문제일까? 이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구조적 문제는 삭제된다. 이것이 바로 주류 사회가 좋아하는 ‘장애 극복의 신화’이다. 즉, 민주당은 애초에 바로 이 장애 극복의 신화를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최 교수를 총선 인재로 ‘캐스팅’한 것 아닌가?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일자 즉시 “습관성 장애인 비하 이해찬 대표,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에서 박 대변인은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정치권에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이 많다”고 발언하며 정신장애인들을 비하한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한민국의 장애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고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다”는 말로 논평을 마쳤다. 장애인 비하하지 말라면서 박 대변인 역시 장애인 비하를 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 발언이 논란이 일자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5일 발표한 논평. 박 대변인은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다”면서 장애인 비하를 하지 말라면서 그 또한 장애인 비하를 했다.

이는 마치 데자뷔 같다. 나는 정확히 1년 전쯤에 이와 매우 유사한 풍경을 보았다. 2018년 12월 말,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이해찬 대표가 박 대변인이 지적한 문제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민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대표)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듬해 초, 이 둘은 나란히 장애인단체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차별로 진정된다.

 

자유한국당에, 민주당에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장애인’을 비하의 표현으로 사용하지 말라. 그것이 바로 장애인 차별이다. 이러한 지적조차 수용 못 하고 이해할 수 없다면 제발 공부하셔라. 이 정도의 ‘무지’는 공부를 통하여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문제다.

 

그리고 의지로 극복해야 할 것은 장애인들의 삶이 아니다. 변화해야 할 것은 이해찬 대표와 같은 이들의 차별적인 장애인식이다.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장이기도 한 최혜영 교수는 이번 정치인들의 발언으로 ‘심한 상처를 받았을 선천적 장애인들을 위하여 선한 마음으로’, 부디 곁에 있는 이 대표의 장애인식을 책임지고 개선시켜주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 이 대표가 강한 의지로 현재의 문제적인 장애인식을 개선해서, 다른 정치인들에게 모범이 되는 정치인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그것이야말로 ‘감동 실화’ 아닐까. 이해찬 대표는 할 수 있다! 극복하시라, 비장애인의 강한 의지로.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출처:비마이너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