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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차별에 반대하나, 동성혼 합법화는 사회적 합의 필요”

松竹/김철이 2019. 11. 19. 23:38
문재인 대통령 “차별에 반대하나, 동성혼 합법화는 사회적 합의 필요”
MBC '국민이 묻는다‘에서 성소수자 차별 문제, 차별금지법 질문 나와
‘만 65세 활동지원 연령 제한’에 관해서는 “해법 찾을 것”
등록일 [ 2019년11월19일 23시16분 ]

19일 저녁 8시 MBC에서 방송된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소수자 차별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다. 자막에는 “동성혼 허용해야 하나?”라고 써있다. MBC 영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성소수자 차별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차별에 반대하나, 동성혼을 합법화하기에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집권 중반기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저녁 8시 MBC에서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를 열고, 사전 각본 없이 국민의 즉석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자리는 타운홀미팅형식으로 약 100분간 진행됐으며, 국민 패널 300명은 세대·지역·성별 등 인구 비율을 반영하고, 노인·농어촌·장애인 등을 고려하여 선정됐다.

 

방송 후반부에 한 남성은 “최근 종교인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박해에는 반대하지만 동성혼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럼에도 며칠 뒤, 한국에 주재하는 동성커플 뉴질랜드 부부를 만찬에 초대했다. 자국민과 외국인을 차별대우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소수자 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가, 차별금지법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지난 10월 18일, 청와대 주한외교단 리셉션 행사에서 동성부부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와 그의 남편 이케다 히로시가 초대되어 문 대통령과 인사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국 정부가 주한외교단 행사에 동성부부를 공식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정부가 최근 지침을 바꿨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질문에 문 대통령은 “소수자 차별 문제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차별하면 안 된다고) 찬성하지만, 동성혼 문제는 아직 합법화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합의를 이루고 있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뉴질랜드 대사관 배우자는 동성혼 관계로 뉴질랜드는 동성혼이 합법화되어 있다. 나는 그 나라 법에 따라 그를 배우자로 인정하여, 외교관 배우자에 필요한 비자를 발급해주고 초대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뉴질랜드도 합법화될 때까지는 오랜 세월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겪어 왔다. 미국도 2~3년 전에야 연방대법원 판결로 동성혼이 합법화됐는데 미국도 오랜 세월 수많은 갈등을 겪고 드디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고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을 때 비로소 합법화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어떠한 차별도 이뤄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는 활동지원 특례업종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한 사지마비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하여 “최중증장애인의 활동지원이 특례업종으로 다시 인정되거나 이를 보완되는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2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사회복지사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활동지원에도 휴게시간이 의무 도입되고, 내년 1월부터는 주 52시간(월 208시간) 준수도 적용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최중증장애인들은 ‘활동지원사의 노동권 보장으로 최중증장애인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사회복지사업을 특례업종으로 다시 인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주 52시간 때문에 혹시 활동지원 못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이는 장애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활동지원사들의 노동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별도로 해결해나갈 것이다. 그 때문에 장애인이 지원받지 못하거나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장애등급제를 없애고 중·경증으로 맞춤형 지원하고 있다. 활동지원 시간, 급여량이 거의 모든 유형별로 증가된 상태이다”면서 올해 7월 시행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장애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활동지원 만 65세 연령 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몰랐다가 확인된 건 활동지원 받는 분들이 65세 되면 장애인 지원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전환되어 활동지원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출처:비마이너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