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식이요법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은 콩 관련 식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콩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하면서 콩 섭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러 가지 암 중에서 콩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유방암과 전립선암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만 명의 여성에 대한 역학추적조사 결과 유방암 발병이 콩 제품 또는 콩의 생리활성물질 이소플라본의 섭취와 역상관관계를 나타내었고 미국의 제콥센 그룹의 연구는 전립선암의 발병률이나 완치율이 두유섭취나 이소플라본 보충요법에 의하여 효과가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다.
콩의 대표적 유효성분은 이소플라본이고 이소플라본에는 제니스틴, 다이드제인 및 글리이세틴 등 3가지가 있는데 이 물질들은 콩안에서 당과 결합한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은 인체에 섭취되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당이 떨어져 나간 뒤 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된 이소플라본은 특수한 생리작용을 나타내는데 대표적인 세포수준의 작용은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인산화효소의 저해작용이다.
콩의 이소플라본 3가지 중에서 제니스틴의 암세포 억제 능력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제니스틴은 에스트로겐과 화학구조가 매우 유사하다.
제니스틴은 에스트로겐에 의한 암촉진 작용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제니스틴 고유의 암억제 작용이 더 강한 것으로 보여진다.
전립선암세포에 의하여 암이 유발된 실험동물에게 제니스틴을 투여하면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제니스틴이 암세포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세포 분열단계를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세포 주기를 관장하는 특수 단백질(Cdks)을 조절해 세포 분열 단계 중 하나인 G2/M이라고 불리는 세포주기의 중간단계를 억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제니스틴은 아폽토시스라고 하는 암세포사멸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관찰되었고 암세포의 혈관생성 인자나 암세포전이 인자들의 작용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소플라본을 함유한 캡슐, 알약 등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나 이를 사용해 항암효과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고 대신 콩 위주의 식품 섭취를 늘리는 식사요법을 쓰는 것이 더 현명한 암 예방법이다.
농촌지역에서 폐경기 여성의 1일 평균 두류 섭취량은 67g에 달하고 이는 27.3 mg의 이소플라본에 해당된다.
한국 중년여성의 이소플라본 섭취량은 된장찌개에서 10.68mg, 콩조림 3.34mg, 콩비지 2.44mg, 두부 2.42mg, 청국장 1.12mg, 콩나물 1.02mg, 콩국 0.33mg, 순두부 0.29mg으로 조사되었다.
젊은 연령층은 서구화된 식품이나 유제품, 인스턴트식품을 좋아하므로 전통식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 보다 이소플라본의 양이 훨씬 낮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국 내의 아시아계 여성의 역학조사에 의하면 유방암의 발병이 사춘기에 섭취한 이소플라본의 양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연구가 있으므로 청소년기 여성이 콩류 식품을 풍부하게 섭취하여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박옥진 교수 = 한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부산=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