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집

공산명월(空山明月) | 제 5시집_향수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5. 7. 13. 08:09

공산명월(空山明月)

 

                                   松竹 김철이

 

 

함박눈 뒤집어쓴 소나무

푸른 잎새마다

아픔이 걸려 붉게 신음하는데

배부른 멧돼지 살 터는 소리 귀에 선하다.

 

나라는 하나인데

임금은 수십, 수백이라

사공 잃은 배 산을 거슬러 오르고

강태공 빈 바다에 미끼 없는 낚시를 드리운다.

 

호랑이 실종된 굴에

백여우 헛기침에 배 내민 어정걸음 지천이라

불철주야 허세가 널 뛰고

똥파리 제철인 양 손발을 비벼댄다.

 

갯벌 조개가 입 벌리니

경칩을 맞은 개구리 배 불룩이듯 하고

세 끼니 꽁보리밥도 분에 넘칠걸

욕심이 하늘을 찌르니 달마저 돌아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