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청소년 특집 | 예수님의 사랑, ‘받아냄’이라는 부모님의 마음에서…

松竹/김철이 2025. 6. 26. 12:12

예수님의 사랑, ‘받아냄’이라는 부모님의 마음에서…

 

 

‘서울아지트’에서 사목을 해온 지도 6년 4개월이 되 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삶의 변화를 맞이한 친 구들의 다양한 양상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것은 말 그대로 예수님을 만난 친구들의 변화입니다. 예수님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나 의 주님’으로 고백하게 되는 여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 맺어주신 가장 작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교 회인 가정 안에서 부모님의 지지와 사랑 없이 자라게 되면, 마음속에 얼마나 깊고 어두운 상처가 드리워지 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 사목을 하면서, 받아야 할 사랑 과 배워야 할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되면, 한 영혼이 다 시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 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지트에서 함 께하는 청년 중, 4년 전에 처음 만났던 친구가 하나 있 습니다. 처음 왔을 때 20살이던 그는 마치 13살짜리 아 이 같았습니다. 사람들의 관심만 바라며 주변 동생들과 교류는커녕, 한마디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습니다. 심지 어 함께 식사하면 설거지 당번을 가위바위보로 정했는 데, 걸리기 싫어 혼자서 밥도 따로 먹고 설거지도 따로 하곤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관계는 무너져 있었고, 자립에 대한 의지도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그 친구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인생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 을 구체화한 데 이어, 자립을 위해 계획을 하나씩 실 천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더 이상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면서 관심을 받으려고 하 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핸드폰 사진 을 보여주며 아이처럼 자기 매력을 어필하던 징그러운 (?) 청년이었는데 이제는 의젓해져서 선생님들도 귀찮 게 안 하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궁금하고 필요한 것만 물어보더군요. 본인이 아르바이트해서 방을 구했 고, 철없던 시절에 만든 빚도 다 갚았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말하길,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약 아지트 선생님들이 저를 받아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갈 데가 없었을 겁니다. 어떨 때는 혼을 많이 내 셔서 싫을 때도 있었지만, 제가 사고 쳐도 다 받아주 시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알려주셔서 제가 조금 이나마 사람다워질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 외에도 다른 여러 친구의 인터뷰에서 공통 적으로 나온 단어는 바로 ‘받아준다.’라는 것이었습니 다. 기관의 전문성과 위기 청소년들을 다루는 기술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마음으로 ‘받아 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랑 없이 자란 아이들은 결국 세상 속에서 버틸 힘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사 회복지학적 지식이나 청소년지도학 이론도 결국 ‘사 랑’으로 표현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저의 청소년기 역 시 무례함과 어리석음을 부모님께서 사랑으로 받아주 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죄를 꾹꾹 참으시면서 인내로이 기다리시는 주님께서 계시 기에 우리가 주님께 나아갈 수 있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