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권상목 세례자 요한 신부님(사벌퇴강 본당 주임)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권상목 세례자 요한 신부님(사벌퇴강 본당 주임)
천상병 시인은 ‘귀천’이라는 시에서 “나 하늘로 돌 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 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주 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하늘로 오르신 것은 세상을 등지고 떠나셨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세상 과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뜻인데, 즉 주님께서는 하늘로 오르시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분으로 지금 여기에 계시는 것입니다.
승천에 관한 이야기는 구약성경에도 나오는데 창세 기에서 “에녹은 모두 삼백육십오 년을 살았다. 에녹 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졌다. 하느님께서 그를 데려가신 것이다.”(창세 5,24)라고 했고, 열왕기 하권 을 보면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 갔다”(2열왕 2,11)라고 말했는데, 이는 모두 예수님의 승천을 이해할 수 있는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주님 의 승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분께서 올라가 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주 낮은 곳, 곧 땅으로 내려와 계셨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내려오셨던 그 분이 바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신 분이십니다.”(에페 4,9~10)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셔서 가야 할 ‘길’과 알아 야 할 ‘진리’와 얻어야 할 ‘생명’을 마련하신 뒤 승천 하셔서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는데, 그곳에만 머물지 않으시고 성령과 함께 다시 오셔서 지금 우리 안에 머물고 계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도 당신처럼 부활하여 하느 님께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신 것이기에 우리 역시 영원을 품은 사람처럼 살아야 하고 어떠한 어려움 속 에서도 영원에 대한 희망을 잘 간직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이 우리에게 주는 큰 의미는 주님의 승천으로 인해 우리 역시 하느님의 영광으로 오르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 에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요한 12,32)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우리를 하느님의 영광 안에 참여시켜 줄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주님의 승천은 주님 부활의 완성이고 또 우리 승 천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사도들은 주님의 승천 이후 두 가지 방식으로 증거의 삶을 살았는데, 하나는 주 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분을 찬미하며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의 승천으로 인해 우리도 하느님께로 오 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희망을 잘 간직하면서 주님의 부활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또 우리 의 부활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기도하며 산다면 승천 하신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강복해 주실 것입니다. “이 렇게 강복하시어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오르셨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고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