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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 제 5시집_향수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5. 6. 1. 09:13

야생화

 

                 松竹 김철이

 

 

널리 소문난 이름

지니지 못하였어도 좋으리

 

세상 한적한 모퉁이

이름 모를 꽃으로 숨어 핀 탓에

발걸음 스쳐 갈 인파들

몰라줘도 전혀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넋을 부여받은

오직 한 인생

 

순박한 곁눈질 하나만

스쳐 가듯 꽃잎에 꽂혀도 행복하리다

 

경탄으로 바라볼 만한

화려한 잡초는 아니어도

골짜기 소소한 꽃과 향기로

남몰래 피다 지고 지다 피면 그뿐이지

 

들장미 목련화처럼 우아한 그 기풍은

그대 몫이 아닐 텐데

유명무실한 그대 꽃

그대 존재로 사계를 피어주구려

 

드맑은 아리따움

그대 숙명으로 잎마다 새기며 피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