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동자꽃

松竹/김철이 2025. 5. 25. 18:00

동자꽃

 

                 松竹 김철이

 

 

가난한 암자 상좌승

기나긴 겨우살이 허덕이다가

동자승 홀로 두고

혈혈단신 탁발 길을 나셨단다.

 

일각이 여삼춘데

폭설이 산더미로

심술을 부려대니

탁발승 걸음마다 걸림돌로 채이더라

 

애끓는 심정 부여안고

눈길 열릴 날 기다리다가

암자로 돌아오니

기다리는 건 동자승 죽음이었네

 

피 토하는 심정으로

양지바른 숲

동자승 주금을 묻으니

무덤가 동자승 닳은 붉은 꽃이 폈단다.

 

죽어도 못내 죽지 못한

어린 넋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

산골짜기 여러해살이 삶을 산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