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부산교구 | 누룩 |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하십시오.
松竹/김철이
2025. 5. 3. 12:09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하십시오.
주일 오후 3시, 성당 입구가 소란스럽다. “○○언니 왔 어요?”“○○는 오늘 못 온대요.” 아이들의 목소리엔 늘 생기가 넘친다. 신부님이 나오는 소리가 들리면 아이 들은 더욱 신난다. 유치부에게도, 6학년에게도 신부님 은 친구다. 중고등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신부 님만큼 키가 크고 덩치가 큰 아이들도 수다쟁이가 된 다. 고3 아이들도 주일학교 행사와 전례에 참여한다.
본당 회장단은 늘 주차 관리를 하며 아이들의 안전 을 챙기고 은총 잔치에서는 앞치마를 두른 채 팝콘을 만들고 크로플을 굽는다. 캠프를 가는 날이면 손맛을 자랑하는 연도회와 자모회가 손을 잡는다. 첫영성체 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위해 구역과 반에서는 기도로 힘을 보탠다. 미사 시간마다 부모와 아이들은 서로를 축복하는 기도를 한다. 주일학교의 큰 행사를 앞두면 교사들은 신자들 앞에서 서툰 율동을 하기도 하고, 시 원한 차와 따뜻한 어묵을 나누며 도움을 청한다. 그리 고 신자들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 더 좋은 것들을 나눠줄 수 있도록 모금함을 채우며 응원한다. 입대한 본당 신학생은 아껴두고 싶을 휴가를 중고등부 아이 들을 위해 기꺼이 사용했다.
현재, 본당의 주일학교 학생들은 150여 명이다. 단 순히 신도시라서, 학령인구가 많아서라고 하기엔 뭔 가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무엇이 아 이들을 성당에 오게 하고, 머물러 있게 했을까? 또 무 엇이 이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향해 마음을 열게 했 을까? ‘청소년·청년의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환대 와 경청’이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듣고 이야기했었다. 나에게 그 두 단어가 낯설거나 새롭지 않았던 것은 앞 서 이야기했듯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지켜주고 싶은 사랑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이미 실천되고 있었기 때 문이 아닐까?
2025년 ‘배움과 체험의 해’를 지내는 우리 본당은 초·중고등부가 함께 1박 2일을 지내며 하느님의 눈으 로 서로를 이해하고 기쁘게 동행하는 것을 배우고 느 낄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예수님께 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다가가셔서 당신의 사 랑을 직접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심에 용기를 냈던 제 자들처럼, 이 시간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살 아계시며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은총 안에 있음을 깨 닫게 되기를 바란다.
사랑받은 아이들이 사랑의 실천을 배우고 전해주면 서 그렇게 하느님의 사랑은 끊임없이 흘러갈 것임을 알기에 오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