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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 | 제 5시집_향수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5. 4. 6. 08:00

산새

 

                    松竹 김철이

 

 

이건 내 나무

그건 네 나무

제 나무 따로 갖지 않아서

아무 나뭇가지 아무 곳에나 앉아

날개를 접고

 

이건 내 먹이

그건 네 먹이

제 곳간 따로 갖지 않아서

배고프고 지치면

언제 어디서든

배불리 먹고 마신다.

 

수백 마리 이웃해 살아도

산자락 잘라 담장 쌓지 않고

수천 마리 이웃해 살아도

창공을 토막 내 따로 나누지 않는

산과 같고

하늘 같은 산새들의 넉넉함

 

그 덕일까,

산새들의 날갯짓은 늘 가볍다.

초목 빽빽한 숲속에서도

세상사 들어찬 하늘에서도

몸짓이 비호처럼 늘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