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 미사 중 “분향”에 대해서
미사 중 “분향”에 대해서
미사나 성체강복 때 “분향”을 보게 됩니다. 분향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주님께 올리는 기도 분향 같게 하옵시고, 쳐든 손 저녁 제사 같게 하옵소서(시편 141,2).
이 구절에 분향의 의미가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곧, 향을 피울 때, 향기로운 연기가 피어 오르듯, 우리 기 도를 온전히 주님께 올려드리고, 주님께서 어여쁘게 받아주시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
분향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교회 역사에서 “분향” 의 모습을 이해해야 합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제물을 태워 봉헌할 때 향 가루도 함 께 태웠습니다. 그리고 분향 제단을 별도로 지정하여 아침마다 하느님께 향을 피워 올렸습니다. 분향 제단이 있는 곳은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이 머무시는 지성소 였습니다(탈출 30장 참조). 이러한 의미를 살려, 초세 기 교회에서는 전례에 분향을 도입시켰습니다. 나아가 11세기에는 미사 때도 분향하는 예절을 도입하였고, 성 직자와 신자들 그리고 성당 봉헌식 등의 봉헌 예식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전례 안에서 너무 남용되는 부분 을 막기 위해 12세기 이후부터는 대축일의 요소, 곧 장 엄미사(Missa solemnis)에만 소급 적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의 결과 로 분향은 초세기 교회 안에서 행해졌던 그 의미를 회 복시켰습니다. 그래서 분향은 대축일과 축일뿐 아니라 어느 미사 때에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체강복 때 와 성당 봉헌 때에 그리고 장례 예식 때에도 분향하는 데 그 의미는 “공경과 기도, 거룩함”으로 요약됩니다. 성경에서 드러난 분향의 모습을 토대로 그 의미를 유 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구마식에서 영들을 멀리 쫓아내는 구마적 의미로 드러납니다(토비 6,8 참조). 둘째로, 기도의 상 징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연기는 하느님께 올라가는 기도의 표지로 볼 수 있습니다(시편 140,2; 묵시 5,8; 8,3-4). 셋째, 확산의 상징으로 향기로운 냄새처럼 퍼 지는 실재를 언급합니다(2코린 2,14-15 참조). 넷째로 존귀함의 상징입니다. 역사 안에서 비잔틴 제국에서는 황제를 맞이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왕궁에 서 사용되었습니다. 다섯째, 희생 제사의 표지인데, 특 히 말라 1장 11절에서 잘 나타납니다. 신약의 제사에 서 “분향”은 “깨끗한 봉헌”(참조. 탈출 30,34; 레위 2,1 이곳에서는 음식 봉헌이 분향과 결합되어 나온다.)과 함께 언급됩니다. 이러한 봉헌의 상징은 성경 여러 곳 에서 자주 등장합니다(탈출 30,7; 2역대 26,19; 1마카 4,49-50; 시편 140,2; 이사 1,13; 루카 1,10-11; 에페 5,2 등등). 여섯째로, 씻음과 정화의 의미입니다. 에티 오피아 전례에서 정화의 상징으로 성작에 분향합니다. 마지막으로 분향은 또한 구름의 상징에 포함됩니다. 주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구름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탈출 16,10).
분향의 의미를 잘 되새기며, 이 예식을 마주할 때, 우리의 기도를 연기처럼 주님께 올려드리고, 감각적으 로 드러나는 요소임을 인지하며, 주님께 오롯이 봉헌 하는 전례에 참여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궁금한 질문은 tjubo@djca.kr 메일 발송해 주세요!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 세종도원 주임